「빅마우스」 정주행 후기 — 13.7% 찍었지만 최악의 결말로 끝난 이종석·임윤아 스릴러

빅마우스 포스터

 안녕하세요, 로빈입니다.

오늘 꺼낼 작품은 한국 드라마 후기를 쓰면서 가장 한숨이 나오는 작품입니다. 중반까지는 진짜 미친 듯이 빠져들었는데, 마지막 회를 보고 나서 새벽 한 시에 거실 소파에서 멍하니 천장만 봤던 기억이 있는 그 드라마. 바로 MBC <빅마우스>입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본방으로 챙긴 게 아니라, 종영하고 한 달쯤 지나서 몰아봤어요. 2022년 가을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점심 먹는데 동기 한 명이 "야 너 빅마우스 진짜 안 봤어? 이종석이 미쳤더라"라며 진지하게 권하더라고요. 평소 드라마 추천 잘 안 하는 친구라 좀 의외였습니다. 그날 밤 집에 와서 OTT를 켰는데, 1화 시작하고 10분 만에 "이거 큰일났다" 싶었어요. 새벽 2시까지 4화를 연달아 봤습니다. 그 다음 날 출근하면서 진심으로 후회했지만요.

<빅마우스> 기본 정보 한눈에 정리

본격적인 후기에 앞서 작품 정보부터 간단히 정리해 드릴게요. 위키백과와 당시 보도자료를 교차 확인한 내용입니다.

항목 내용
방송사MBC
방영 기간2022년 7월 29일 ~ 9월 17일
회차총 16부작
연출오충환
극본김하람
주연이종석, 임윤아, 김주헌, 옥자연
최고 시청률13.7% (최종회, 닐슨 전국)
장르범죄, 액션, 미스터리, 스릴러
시청 플랫폼MBC 본방 / Disney+, 웨이브 스트리밍

온 국민이 '진짜 빅마우스 찾기'에 빠졌던 그 여름

이 작품이 방영 초반부터 안방극장을 씹어 삼킨 가장 큰 무기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감방 생존기와 미스터리 추리 코드였습니다. 승률 10%짜리 삼류 변호사가 어느 날 갑자기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로 몰려 흉악범들이 우글거리는 교도소에 수감되는 설정. 1화 끝나기 전부터 도파민이 폭발했습니다.

저는 종영 후에 몰아봤기 때문에 본방 당시 분위기는 직접 못 느꼈는데,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니까 그때 분위기가 어땠는지 짐작이 가더라고요. 진짜 빅마우스가 누구인지 분석하는 글이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만 매일 수백 개씩 올라왔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등장인물 관계도를 직접 그려서 올리는 분도 있었고, 회차마다 떡밥을 정리한 글도 많았어요. 저는 8화쯤 봤을 때 도저히 못 참고 갤러리에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추리를 했는지 읽어봤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결말 스포일러까지 마주쳐버려서 마음이 좀 복잡해졌고요.

시청률은 첫 방송 6.2%에서 최종회 13.7%까지 두 배 넘게 상승했습니다. MBC 금토드라마의 자존심을 제대로 세워준 흥행 성공이었어요.

이종석과 임윤아의 인생 연기

이 작품의 또 다른 1등 공신은 두 주연 배우의 연기였습니다.

박창호 역의 이종석은 제가 그동안 알고 있던 이종석이 아니었어요. 멜로 드라마의 부드러운 청춘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 작품에서는 억울한 누명을 쓴 평범한 남자가 살아남기 위해 점점 진짜 악당이 되어가는 과정을 광기 어린 눈빛으로 그려냈습니다. 특히 9화의 교도소 식당 신, 다른 수감자들 앞에서 처음으로 '진짜 빅마우스인 척' 연기하는 장면은 진짜 소름이 돋았어요. 저는 그 장면을 두 번 돌려봤습니다. 처음엔 무서워서, 두 번째는 어떻게 저런 표정이 가능한지 분석하고 싶어서요.

임윤아도 정말 놀라웠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살짝 의심했어요. 아이돌 출신 배우가 이런 무거운 범죄 스릴러의 여주인공을 소화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1화부터 그 우려를 깔끔하게 지워버리더라고요. 보통 이런 장르물에서 여주인공은 위기에 빠진 남편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캐릭터로 그려지기 쉬운데, 임윤아가 연기한 고미호는 정반대였습니다. 남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직접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고, 위험한 인물들과 정면으로 맞서는 능동적인 캐릭터였어요.

이종석은 결국 이 작품으로 그해 MBC 연기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누구도 토 달지 못할 결과였어요.

그런데 16화에서 모든 게 무너졌다

여기까지였다면 이 글은 그냥 호평 일색의 후기로 끝났을 거예요. 그런데 16화. 마지막 회. 진짜 한국 드라마사에 길이 남을 용두사미가 펼쳐졌습니다.

15화까지 무려 15시간 동안 촘촘하게 쌓아 올린 거대한 흑막과 복수극의 스케일을, 마지막 1회 만에 급하게 마무리 짓느라 모든 개연성이 무너져버렸어요. 극 내내 남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던 고미호가 갑자기 급성 백혈병으로 허무하게 죽고, 법으로 심판해야 할 최종 빌런은 방사능 폐수로 오염된 수영장에 밀어 넣어 죽이는 황당한 방식의 복수가 나왔습니다.

저는 마지막 회를 보면서 진짜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새벽 한 시였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거실에서 5분 정도 말없이 화면만 봤습니다. '이게 진짜 끝인가? 내가 뭘 잘못 봤나?' 싶어서 다시 16화 후반부 10분을 돌려봤어요. 두 번을 봐도 결론은 똑같았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끝났더라고요.

다음 날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니 진짜 난리가 났더라고요. 시청자들이 '빅마우스'라는 제목을 비틀어서 조롱성 별명까지 붙였습니다. 극의 핵심 떡밥이었던 논문의 실체나 악당들의 몰락 과정은 제대로 다뤄지지도 않은 채 쫓기듯 끝나버렸으니, 분노할 만했어요. 저를 추천해 줬던 그 동기한테 다음 날 점심시간에 "야 16화 봤어? 이게 뭐냐"라고 했더니, 그 친구도 머쓱하게 웃으면서 "그러게... 나도 그래서 너한테 추천만 하고 결말 얘기는 안 했어"라고 하더라고요. 좀 분했지만 웃겼습니다.

그래도 디즈니플러스에선 글로벌 1위를 찍었다

결말에 대한 혹평과 별명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방영 기간 내내 콘텐츠 시장에 미친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본방송뿐만 아니라 디즈니+와 웨이브에서 동시 스트리밍되며 방영 내내 시청 순위 상위권을 유지했어요. 디즈니+에서는 한국 콘텐츠 중에서 글로벌 시청 1위까지 찍었습니다.

해외 시청자들 반응이 궁금해서 레딧이나 영어권 드라마 커뮤니티도 좀 찾아봤는데, 결말에 대한 분노는 한국 시청자들과 똑같더라고요. "한국 드라마는 왜 마지막 회를 항상 이렇게 망치냐"는 댓글이 정말 많았습니다. 한국 시청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묘하게 위로가 되긴 했어요.

다 보고 난 뒤 솔직한 한 줄 평

저의 결론을 말씀드리면, <빅마우스>는 '15화까지는 최고의 드라마, 16화는 최악의 드라마'라는 모순적인 한 줄로 정리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끝맛이 너무 아쉬워서 추천을 망설이게 되는데, 그렇다고 안 보기에는 1~15화의 흡인력이 진짜 압도적이에요.

지난번에 다뤘던 2024년 <밤에 피는 꽃>이 '12부작이라는 영리한 호흡으로 끝까지 매력을 유지한 사극'이었다면, <빅마우스>는 '16부작이라는 관행 안에서 결국 마지막 1회를 버텨내지 못한 스릴러'였습니다. 한국 드라마가 왜 12부작으로 옮겨가야 하는지를 거꾸로 증명한 사례 같기도 해요.

혹시 아직 안 보신 분이 있다면, 한 가지 팁을 드릴게요. 1화부터 15화까지는 마음껏 빠져드세요. 그리고 16화는... 그냥 '아 이렇게 끝났구나' 정도로만 받아들이세요.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진짜 화가 나거든요. 저처럼 한밤중에 천장 보면서 한숨 쉬는 경험을 똑같이 하실지도 모릅니다. 현재 디즈니+와 웨이브에서 전 회차 시청 가능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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